제직회와 공동의회 그리고 기대

by 신창조 posted Dec 30,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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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20진 22기 신창조입니다.
지난 20일과 27일 저녁예배 후에 제직회와 공동의회가 있었습니다.
결론적으로는 지금까지의 회의들에 비해 상당히 긍정적으로 생각하긴 하지만, 그래도 너무 아쉬운 부분이 있어서 글을 남깁니다.

1. 제도와 절차

저도 그렇고 담임목사님께서도 말씀하셨듯이 이런 제직회나 공동의회를 진행하는데 있어서 어떻게 해야하는지 잘 모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그렇게 아무런 절차 없이 얼렁뚱땅 넘어가는건 좀 너무하다 싶습니다.
담임목사님께서 이런 회의 진행에 익숙하지 않고 잘 모르기때문에 큰 문제가 아닌건 넘어가주십사 하는 말에는 저도 공감하지만, 추후에 잘 숙지하고 제도를 정비하도록 하겠다는 말이 없었던게 매우 아쉽습니다.

정말 아무런 제도가 없다면 노회나 총회의 제도를 따르면 될 것이고, 필요하다면 우리 교회의 제도를 만들면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무리 유명무실하다고 해도 그런 절차가 갖춰지고 난 뒤 협의 후 적당히 넘어가는 것과, 아무런 절차가 갖춰지지 않은 것은 매우 큰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안그래도 많은 대형교회들이 그런 부분에서 헛점을 보이고, 악용되는게 너무 많은 이슈가 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이번 기회를 잘 활용해 우리 교회도 제대로 된 제도와 절차를 정비하는게 좋지 않을까요?

다음 회의때는 익숙하게까지는 아니더라도 절차와 제도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잡혀있는 모습을 기대해봅니다.

2. 자료의 준비와 배포

지난 제직회때 나왔던 의견 중 하나가 자료의 배포였습니다. 그래서 아마 공동의회때는 간단하게나마 자료를 나눠줬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 손에 들려진 자료와 화면에 띄운 자료는 달랐습니다. 비단 단위의 차이만이 아니었죠. 그래서 저도 그 부분에 대해서 어느 자료가 확실한 것인지 알고 싶어서 공동의회때 발언을 했던 것이었습니다.
왜 숫자가 다르냐는 질문에 1분이 넘게 아무런 답을 해주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삼일교회는 돈문제에 있어서는 나름 괜찮겠지 라는 기대감과 그렇게 믿고 싶은 마음이 있었고 당장은 어떤 답을 듣기 어려울 것 같아서 더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사실 그 부분은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배포한 자료와 화면에 띄운 자료의 숫자만 맞추면 되는 일인데 그 것 조차도 안되어 있다는 건 매우 심각한 문제 아닐까요?

제가 통영선교 준비팀을 할 때 본건데, 등록분과에 있는 친구들은 돈과 등록자가 안맞으면 밤을 새서라도 그 숫자를 맞추기 위해 안간힘을 씁니다. 어떻게 보면 그냥 1,2만원 채워 넣고 넘어가면 쉬울 일이지만 그렇게 하는게 진짜 일을 해결하는게 아니라는 것을 아는 것이지요.
당일치기로 준비한 자료도 아니고, 이미 예정된 공동의회때 볼 자료의 숫자가 그렇게 맞지 않다면 과연 그 자료의 신뢰성을 누가 담보할 수 있을까요?
당시 다른 집사님이 설명을 해줘서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긴 했지만, 너무 준비가 부족했습니다.

아마 다음 제직회나 공동의회 일정은 이미 정해져있을텐데, 그때는 부디 그런 실수가 없길 바랍니다.

3. 피드백

우리교회는 대형 교회라고 해도 무방합니다. 출석 성도 만명이 넘어가죠. 그렇기때문에 제직회를 열어도 처음 보는 얼굴이 아는 얼굴보다 훨씬 많고, 공동의회를 열면 아는 얼굴 찾기가 힘들 정도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생산적인 회의를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래도 요즘엔 저녁예배를 일찍 마치고 제직회나 공동의회를 하기때문에 이런 저런 이야기가 나오는거지, 시간이 더 늦어졌다면 모두들 늦었으니 대충 믿고 넘어가자는 마음으로 마쳤을 것입니다. 실제로 과거엔 거의 그랬구요.
또한 중직자 숫자가 매우 적은 우리교회의 특성상 장로님들께서 이런 저런 질문들에 바로 답변을 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입니다.
실제로 장로님들은 여러 부서에서 올려준 자료를 취합해서 발표를 했을 뿐이지, 실무를 담당하는 등 질문에 대답을 할 수 있는 분들은 아니겠죠. 여기에서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제직회나 공동의회라고 열었는데 질문을 하고 싶은게 있어서 질문을 했지만 답을 해줄 사람이 없다. 그렇다면 과연 지금 질문을 하는게 좋을까? 그런데 지금 안하면 언제 누구에게 질문을 하지?'

결국 얼마나 소통이 잘 되고 있느냐가 관건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50개가 넘는 부서가 있고, 이런 저런 TF팀이 구성되어 있는데 막상 찾아가서 물어보자니 괜한 오지랖같고, 그렇다고 그냥 모른체 하자니 그건 아닌 것 같고...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충분한 대화가 이뤄질 수 있는 구조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방법을 찾자면 홈페이지 게시판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되겠죠. 정말 좋은 도구들은 널렸는데 활용을 할 마음이 없는 것 같아서 아쉽습니다.

부디 제직회나 공동의회를 할 때 그냥 해왔던 피상적인 회의가 되는 것보다 좀 더 생산적이고 치밀한 회의가 되면 좋겠습니다.

4. 건의 그리고 기대

교회가 다뤄야 하는 여러가지 분야 중에 어쩌면 가장 시험에 들기 좋은게 돈 문제일 것입니다. (이미 수많은 교회들이 이 시험에 빠져있죠)
그래서 더더욱 투명하고 철저한 검증과 계획, 기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교회와 성도들간에 충분한 대화와 설명이 필요하겠죠.

일단 재정에 대한 투명한 내역을 공개하는 것을 건의합니다.

공동의회때 나눠준 수준이 아니라 필요하다면 세세한 항목까지 볼 수 있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주세요.
이재철 목사님이 시무하시는 백주년기념교회의 경우엔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매달 올라오는 결산보고서를 pdf파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한번 보시면 이 정도로 공개하는게 가능하구나...하고 놀랄 정도로 완전히 오픈되어 있습니다. 아래 링크로 들어가서 한 번 열람해보시길 바랍니다.

http://100church.org/home/board.php?board=church&category=8

현재 우리교회에 저 정도 수준까지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는 것을 잘 압니다.
하지만 제직회때 말씀하시길 감사부에서 투명하게 온라인에 공개하라고 했다고 하셨던 만큼 지금부터라도 준비해서 저 수준까지 가능하도록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재정의 공개만큼 열린 소통이 필요합니다.

담임목사님께서도 제직회때 말씀하셨듯, 예결산 보고는 그저 얼마얼마를 썼고 쓸 예정이다.에서 그치는게 아니라 그 돈들이 어떻게 쓰이고 쓰이게 될 것인지에 대한 스토리도 함께 이야기 되어야 하는데, 그 부분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게 현실입니다.
따라서 그런 부분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논의를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주시길 바랍니다.
게시판을 활용해도 좋고, 가능하다면 공청회를 열어서 직접 소통하는 자리를 만들어도 좋을 것입니다.
초기엔 많은 사람들이 직접 참여하지는 않을 수 있겠지만, 이게 지속되다보면 충분히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 일으키고 더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다보면 삼일교회가 정말 내 교회라는 마음이 저절로 들테고, 더더욱 교회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결국 삼일교회가 진정한 공동체로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끝으로 제도와 절차에 대한 정비와 공개를 부탁드립니다.

제직회때 뒤에서 들렸던 이야기가 "제직회와 공동의회는 무슨 차이지?" 였습니다. 저 역시 둘의 차이를 명쾌하게 설명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제직회는 서리집사 이상의 직분을 가져야만 참석할 수 있는데 그 것에 대해서도 잘 모르는 사람들도 많을 것입니다.
또한 삼일교회의 특성상 리더와 간사, 교사의 직분을 가지고 있어도 제직 회원이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 리더와 간사라면 서리집사로 임명을 하는 등의 정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많은 분들은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불편하고 힘들 수도 있습니다.
전임목사가 있을때는 아무 말도 안하더니 왜 이제 와서 그러느냐고 할 수도 있죠.
하지만, 어떻게 보면 전임목사의 사건으로 인해 정신을 차렸다고 보는게 맞을 것 같습니다.

저 역시 2002년부터 삼일교회를 다니면서 장로님들, 목사님들과 인사를 하며 지냈고, 전임목사님과도 작지만 개인적인 친분도 가졌습니다.
하지만 2010년에 드러난 그 사건은 제 모든 교회 활동에 대해 돌아보게 만들었고, 제 스스로가 너무 안일하게 교회를 바라봤었다는 점을 직시하게 해줬습니다.
당회가 교인들에게 알리지도 않고 13억 넘는 전별금을 줬다는 점도 저로서는 매우 충격적이었습니다.
나는 10년 넘게 다니고 있는 이 교회가 뭘 어떻게 하고 있는지 왜 몰랐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제가 평소에 뭔가 거창하게 한국교회를 걱정하는 것처럼 말하긴 해도, 솔직히 말하자면 그냥 제 교회, 이 교회를 이루는 구성원들을 걱정할 따름입니다.
전임목사님부터 시작해서 새로 부임하시는 목사님들, 그리고 삼일교회에서 알게된 많은 사람들, 여러가지 상처로 인해 교회를 떠날 결심을 하거나 어쩌면 이미 떠난 사람들까지...
일단은 여기서부터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사랑의 반대는 미움이 아니라 무관심이라는 말은 이제 너무 유명한 말이 되었죠.
저 개인으로는 할 수 있는 일에 한계가 있기에 그저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열심히 하자는 마음으로 이런 글을 올리지만, 이런 글이 교회를 흔들고 목사님과 장로님들을 귀찮게 하려고 함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주시면 좋겠습니다.

더 많은 관심을 가지도록 노력할 것이고, 교회를 위해 항상 기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