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와 함께 드라마를 만들다-<그 여름의 끝>
지난달 초 8일간의 촬영을 모두 마쳤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제작기간동안 여러 가지 변화를 경험하지만 이번 제작중 경험은 특이합니다.
처음 시작할 때 의지한 성경말씀이 중간쯤에서 한 번 바뀌더니 촬영 막바지에서 또한번 바뀌었습니다.
말씀과 함께 하는 드라마제작
기간이 그리 길지는 않지만, 이렇게 말씀이 변하는 것은 참으로 신선한 경험입니다.
처음 잡은 말씀은 이것이었습니다
<26.예수께서 자기의 어머니와 사랑하시는 제자가 곁에 서 있는 것을 보시고 자기 어머니께 말씀하시되 여자여 보소서 아들이니이다 하시고
27.또 그 제자에게 이르시되 보라 네 어머니라 하신대 그 때부터 그 제자가 자기 집에 모시니라>(요한복음 19장 26,27절)
<누구든지 하나님을 사랑하노라 하고 그 형제를 미워하면 이는 거짓말하는 자니 보는 바 그 형제를 사랑하지 아니하는 자는 보지 못하는 바 하나님을 사랑할 수 없느니라 >(요한1서 4장 20절)
새로운 가족의 탄생을 바란 것이지요. 혈연에 의한 가족이 아니라, 관계에 의한 가족만들기 시대가 온 것 아닐까 하던 참이었고,
이건 머리로 생각한 결과였습니다. 드라마의 주제를 머리로 생각한 탓이지요.
그것이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주의 성령이 내게 임하셨으니 이는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려고 내게 기름을 부으시고 나를 보내사 포로 된 자에게 자유를, 눈 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전파하며 눌린 자를 자유롭게 하고>(누가복음 4장 18절)
저는 눌린자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압니다. 그리고 이 누가복음 4장 18절 말씀은 제가 창작물을 만드는 기간 내내 주제어로 삼고 있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여주인공인 수경은 남편이 자신과 결혼하기전 사귀던 여자의 아이를 자기의 호적에 입적시킨 것을 발견하고 분노합니다. 당연히 그 분노속에서 그녀는 눌리게 되지요.
그러한 눌림에서 어떻게 풀려날 수 있을까를 추적하려 하였습니다. 결국 답은 사랑이었습니다. 그 아이(초록)는 남편의 친자도 아니었습니다. 그저 자신이 사랑했던 여인이 병으로 죽어갈 때 남는 아이가 얼마나 신경쓰일까 싶어서 그 아이를 아들로 받아들인 것입니다. 그러니 수경으로서도 자신이 사랑하는 남편이 받아들인 아이니까 같은 사랑으로 아이를 받아들입니다.
여기까지는 술술 풀리는 것이었지만, 세 번째 찾아온 말씀은 드라마의 주인공을 바꿀 정도로 충격파가 큰 것이었습니다.
<37.이에 의인들이 대답하여 이르되 주여 우리가 어느 때에 주께서 주리신 것을 보고 음식을 대접하였으며 목마르신 것을 보고 마시게 하였나이까
38.어느 때에 나그네 되신 것을 보고 영접하였으며 헐벗으신 것을 보고 옷 입혔나이까
39.어느 때에 병드신 것이나 옥에 갇히신 것을 보고 가서 뵈었나이까 하리니
40.임금이 대답하여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 하시고>(마태25:37-40)
이것은 주인공을 수경에서 초록으로 바꾸는 것이었습니다.
우리에게 찾아온 초록이는 작은 예수였습니다.(드라마의 주인공,protagonist이지요) 이 주인공에 맞서는 antagonist,적은 수경이었습니다. 그래서 드라마는 가족을 만들려는 초록이와 그것을 거부하는 수경이 사이의 싸움이 되었습니다.
이 뒤늦은 각성이 오고나서는 촬영한 것에 대한 후회가 생깁니다.
더 초록이의 시선을 살렸어야 했는데, 그저 이야기만 따라 갔구나 하는 것입니다.
뒤늦었지만은 편집과 후반작업에서 그걸 최대한 배려했습니다.
, 저의 드라마를 통해서
하나님 말씀하시려고 하는 것 펼쳐 지는지 저도 참 궁금합니다.
드디어 내일 밤에 방송됩니다. KBS2TV 밤 12시 <드라마스페셜>(부제: 그 여름의 끝).
보아주시고 따끔하게 평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