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사 김세진씨가 푸른 복지에서 펴낸 <사례관리 실
천 이야기>를 보면 알콜 중독자를 치료한 이야기가 나옵니
다. 구미종합사회복지관에서 소개한 이야기 인데 그 글의 제
목이 <장씨 아저씨 이야기>입니다.
장씨 아저씨는 술을 무척 좋아하셨다 합니다. 그를 면담한 사회복지사는 그에게 술을 끊으시라고 권고한 것이 아니라 복지관에 와서 밑반찬 받아 가시는 김에 같은 동네에 있는 다른 분들게 밑반찬을 가져다 줄수 있는지를 여쭈었다 합니다. 그 정도야 뭐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니 장씨 아저씨는 그 제안을 흔쾌하게 수락하시고, 자기 밑반찬을 가지고 가는 길에 같은 동네 다른 분들게 밑반찬을 가져다 주었는데, 거기에서 장씨 아저씨는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서 쓸모있는 존재라는 것을 인식하고, 자아존중감이 생기고 자연스럽게 술을 멀리하게 되었다 합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밑반찬 가져다주는데 술취한 모습으로 배달할수야 없는 것 아니냐하더라는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강철희 교수님이 <지역사회복지론>을 가르치면서 ‘강점위주의 문제해결’을 실례로 보여준 것이었습니다.
저는 이것을 저의 드라마 연출에 써먹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드라마 스페셜 <모퉁이>를 제작하면서 어찌해서든 젊은 감각으로 연출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연출 일지에 이렇게까지 써놓고 마음을 다졌습니다.
<1. 전체 흐름 -극의 운반:경쾌함을 유지
내용의 진진함에 빠져 들지 않도록 유의한다.
내용이 올드할수 있으니,
형식은 아주 젊게 가는 것을 지향한다.
-젊은이 감각으로 세련되게-카메라등 스탭에게 협조 요청
2. 촬영 및 편집:shot내에서는 설명에 부족함이 없게 하나
shot의 연결에서는 건너뜀을 이룬다.
3. 음악-前드라마게임의 신파류 탈피
*악기 편성도 현보다는 젊은 감각으로 편성
마지막 절정에서는 과감하게, 현도 쓴다!
젊은 감각을 입힌다.
*과도한 사용 금지.-(but)적기를 놓치지 않기.
가. 애조음악보다는 따스함으로
나. 한템포씩 늦춰간다.
다. 반짝반짝 작은 별 테마음악 발전연구 >
이러한 모든 것이 사실은 저의 알량한 자존심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적어도 내가 늙다리 연출을 하지 않는다, 나도 세련되게 연출한다, 젊은 감각을 나도 지녔다라는 것을 내보이고 싶었던 거지요.
방송을 위한 최종 믹싱을 하면서 아이고, 드라마 참 올드 하구나 싶었습니다 . 역시 저는 제 아무리 움치고 뛰어도 제 한계를 못 벗어나는구나를 절감하였습니다.
방송이 나간후 시청자들께서 올려주신 시청평에는 많은 분들이 칭찬을 해주셨고, 받은 감동을 전해주시는 , 저에게는 흐믓한 것들이었지만, 그중에서 가장 저의 눈길을 끈 것은 바로 ‘대본은 변화구, 연출은 직구’였습니다.
이런 저런 반성을 하는 중에 강점을 살린다는 복지의 가르침이 찾아왔습니다. 그래, 이제 내가 변화구를 잘 던지기 위해서 노력을 할 것이 아니라, 그래도 내가 잘 던지는 직구를 더 잘 던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더 낫다라는 생각이 온 것입니다.
영화감독중에 켄 로치 감독이 있습니다. 그는 1964년 데뷔하여, 《레이닝 스톤》, 《빵과 장미》 등 주로 노동계급, 빈민, 홈리스 문제 등 사회 문제를 사실적으로 그린 영화를 많이 제작했습니다. 켄 로치 감독 자신도 노동자 계급 출신으로 사회주의적 신념을 표현하는 작가로 유명합니다.국제영화제에서 다수 수상경험이 있으며, 2006년에는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으로 칸느 국제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습니다.그는 사회적 영화를 제대로 표현해 내는 감독으로 명망이 높습니다. 켄 로치 영화다 하면 관객은 이미 보기전부터 영화가 진정성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그의 영화는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습니다. 이번 작업에서 나의 고민을 이야기 하자, 편집자는 이런 말을 해주었습니다 “다루는 내용에 따라 접근해야 해요. 젊은 감각의 내용이라면 현란하게 카메라 워킹을 해야 하지요. 하지만 모든 것이 다 그렇게 표현될 필요는 없습니다. 그래도 감독님은 따뜻한 드라마를 한다는 특징이 있잖아요...” 예, 모두가 유행을 따를 필요가 구원으로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드라마에서 더 이상 장애인을 다루고 싶지 않습니다. 내가 장애인이니 그런 것을 다룬다는 평을 듣고 싶지 않아서이고, 나도 비장애인과 똑같이 경쟁해도 절대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이고 싶은 거지요. 제가 존경하는 드라마 선배 한 분은 개그 콘서트 같은 밝은 드라마를 권하시고, 저는 그 분의 의견에 100% 동조합니다. 하지만 그가 권하는 것은 개콘 같은 드라마를 만들라는 것이 아니라, 주제를 무거운 것으로만 택하지 말라는, 그리고 전달을 무겁게 하지 말라는 의미일 것입니다. 오히려 장애인의 문제에 관해서는 제가 다른 사람보다는 더 지식이 많으니까, 다른 사람보다 더 잘 접근할 수 있는 장르기도 하니, 그냥 피하기만 할 것은 아닐 것입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없는 것을 내놓으라고 요구하지 않으십니다.떡 2개와 물고기 5마리로 5000명을 먹였다는 오병이어의 기적의 이야기는 <예수께서 이르시되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 하시니 여짜오되 우리에게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밖에 없으니 이 모든 사람을 위하여 먹을 것을 사지 아니하고서는 할 수 없사옵나이다 하니
이는 남자가 한 오천 명 됨이러라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떼를 지어 한 오십 명씩 앉히라 하시니> (누가복음 9장 13,14절)
먹을 것을 주라할 때 제자들이 모인 사람중에 찾아보니 한 어린아이가 떡 2개와 물고기 5마리를 가지고 있음을 알아냈고, 그것을 가지고 에수님께 가자, 그는 능력으로 오병이어의 사역을 하신 것입니다.
예수님의 제자중 열심히 치면 제1제자라고 스스로 칭한 베드로가 예수님이 잡혀가실 때 새벽닭이 울기전에 세 번이나 예수를 부정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이 이야기가 더욱 충격적인 것은 그렇게 자신을 부정하는 베드로를 에수께서 직접 목격하셨다는 것입니다.
<베드로가 이르되 이 사람아 나는 네가 하는 말을 알지 못하노라고 아직 말하고 있을 때에 닭이 곧 울더라
주께서 돌이켜 베드로를 보시니 베드로가 주의 말씀 곧 오늘 닭 울기 전에 네가 세 번 나를 부인하리라 하심이 생각나서 밖에 나가서 심히 통곡하니라 >(누가복음 22장 60-62절)
베드로의 자기부인을 지켜보신 에수님은 얼마나 마음이 찢어지듯 아프셨을까요? 그런 그가 부활후 베드로를 만나셨습니다. 아마 저같으면 , 베드로의 심정을 이해하면서도 보자마자 한바탕 소리를 지르거나 뺨을 한 대 후려쳤을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전혀 다르게 접근하십니다. 바로 강점위주로 베드로를 대하신 것입니다.
<그들이 조반 먹은 후에 예수께서 시몬 베드로에게 이르시되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이 사람들보다 나를 더 사랑하느냐 하시니 이르되 주님 그러하나이다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 주님께서 아시나이다 이르시되 내 어린 양을 먹이라 하시고 >(요한복음 21장 15절) 베드로가 어떤 행동을 하였든 에수님 자신을 사랑한다는 사실만은 의심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베드로의 강점을 살려주시는 것으로 공동체의 복지를 더 크게 이루신 것입니다.
예, 그마음으로 드라마를 연출하겠습니다, 변화구 던지려고 애를 쓸 시간에 직구의 속도를 더 내기 위한 노력을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