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간의 가장학교가 끝이 났습니다. 중간중간 퇴근 시간과 경조사로 강의시간에 늦은 적도 있었지만 5강 축볼까지 빠짐없이 무사히 마칠 수 있어 감사했고, 인생의 작은 챕터가 완성된 거 같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10월부터 저녁예배까지 드리기 시작했으니 가장학교는 저에게 저희 가정에게 정말이지 큰 선물이었습니다.
첫주 후기는 이전 글에 길게 폭풍집필했으니 갈음하고요. ^^ 스마트폰 수거함 하나는 꼭 공유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다시 글을 올립니다. (이는 가장들 뿐 아니라 청년들에게도 시간관리의 유익한 실천의 계기가 될 듯 합니다) 거실의 TV는 치웠는데 내 손안의 더큰 세상 스마트폰은 정말 쉽지 않더라구요.
저는 딸아이를 키우는 아빠입니다. 여느 가장과 같이 자녀의 성장기를 SNS(페이스북,카카오스토리 등)에 공유하며 그렇게 일상을 누리고 있는데요. 문제는 주객이 전도되는 겁니다. 퇴근 후 길지 않은 시간을 자녀와 함께 하면서 제 손에서 떠나지 않는 스마트폰은 항상 자녀는 물론 아내와의 소통에도 장애가 되었지요. 사진 찍어서 올리고 댓글 달고, 댓글의 댓글 달고 좋아요 누르고. 그러는 사이. 딸아이는 저도 모르게 방치되고 그렇게 하루를 마무리하게 되는 악순환이 연속되었답니다. 바껴야지 하는데도 트위터도 해야하고 야구 스코어도 확인해야 되고 정치뉴스도 체크해야 하고. 끊을 수 없었습니다.
이번 가장학교 후 바로 스마트폰 수거함을 만들었습니다. 제작방법은 다 먹은 사과즙 종이 상자 양쪽에 프린트한 종이를 붙이면 끝. 실천방법은 집에 들어오는 순간 스마트폰을 수거함에 넣는 것. 그리고 아이가 잠들기 전까지는 스마트폰을 멀리합니다. 꼭 필요한 경우(전화가 온다거나 포스트시즌 야구경기가 너무 궁금하거나;;)에는 아이가 보지 않는 방에 잠시 들어가 확인하고 다시 수거함으로 고고.
아이는 부모의 등을 보고 자란다고 하잖아요. 자녀의 미디어 중독을 염려하기 전에 내가 먼저 본을 보여야겠다는 선한 자극. 내가 손에 쥐고 궁금해 하면 자연스레 아이도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음을. 이것은 비단 폰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삶 전체에도 좋은 적용이 될꺼 같습니다. 스마트폰으로부터 자유함을 얻게 해 준 가장학교에 너무 감사드립니다. 지속적인 실천을 위해 이글을 보시는 분 모두가 중보해주시고 또 동참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p.s. 축볼(Tchoukball) 경기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저도 지난 토요일 5강 2부(저녁타임) 순서에서 처음 접해봤는데요. 예전부터 축구나 배구, 야구 등 구기종목을 즐겨 보고 해왔는데, 축볼이라는 스포츠는 정말 복음적인 운동이었습니다. 운동이라는 것이 경쟁적이고 전투적이며 심리적이든 신체적이든 상대를 짓누르고 제압하려는 성향을 강화시키기 쉬운데, 축볼이라는 스포츠는 전혀 새로운 세계였습니다. 기본적인 스킬은 핸드볼과 같고요. 상대팀의 패쓰를 인터셉트하거나 몸싸움으로 저지할 수 없는. 글로써 설명하려니 쉽지 않은 느낌인데 시간 되실때 꼭 포털에 "축볼"을 검색해 보시고 자녀에게 설명해주면 좋을 듯 합니다.
개인적으로 4시간 가까이 축볼을 배우고 실전을 하면서 상대팀의 슛을 리바운드하면서 든 생각은.. 기다리는 습관. 내 욕심을 버리고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훈련. 이런 것이 녹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튼 정말 성경적인 스포츠였습니다. 이해가 잘 안되시죠? 설명하면서 저도 살짝 답답;; 축볼 검색 추천 ㅎ
마지막으로 5층 체육관 이용에 가장학교 진행으로 수요일과 토요일 풋살 하시는 형제님들 긴 시간 기다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축볼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삼일교회 공식 스포츠로 강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