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를 만들면서 하나님께 의지하고 싶었습니다.
아니, 의지는 너무 젊잖은 표현이고, 매달리고 싶었습니다.
드라마를 시작하면서는 물론이거니와, 특히 제작하는 중에 하나님께 사정하였습니다. 하나님, 제발 도와주셔요. 열심히는 준비한다고 하였으나, 이제 현장에서 보니 여기저기 뻥뻥 뚫려있음을 발견합니다. 하나님의 도우심이 아니면 제 힘으로는 못하겠습니다. 살려주셔요. 살려주셔요...
전에 드라마 촬영할 때 씬 하나 하나 들어갈 때 마다 간구하지 않고, 촬영날 아침에 하루분을 묶어서 기도드리는 저를 보고 이번에는 정말로 드라마의 모든 것에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기를 원하였습니다. 절대 제가 영성이 깊어서라고 여기지는 말아주십시오. 제가 살아남으려는 몸부림일 뿐입니다. 이번에 제작하는 드라마 스페셜 <모퉁이>가 잘되고 못되고는 100% 제 책임입니다. 출연연기자는 장애인이 출연하는 것도 아니고 기존 연기자이며(더구나 10여명중 저의 처음 의도와 벗어나게 캐스팅 된 사람은 단 1명뿐입니다. 모두가 한마디 요청에 모두 흔쾌히 응해주셨습니다.),촬영, 조명감독등도 모두 저의 의도대로 되었고,조연출을 비롯한 연출부도 손색이 없었고, 심지어 촬영장소도 미리 다 제가 답사해서 선정한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잘못되면 그건 순전히 그 드라마 연출자인 제 탓입니다.어디 핑계 댈 구석이 하나도 없는 셈이 된거지요.
기도외에는 방법이 없으므로(<이르시되 기도 외에 다른 것으로는 이런 종류가 나갈 수 없느니라 하시니라 >(마가복음 9장 29절) 한씬이 시작될때마다는 물론이거니와, 한 커트 촬영할때마다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도와주셔요. 저 연기와 이 스탭들의 도움이 드라마 완성도를 높이는데 부족함이 없게 해주셔요.’
예, 첫날은 그것이 잘 되었습니다. 첫날은 긴장이 되고, 깅가밍가 할때니까 그렇지요.(저의 모자람을 인식하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둘째날부터 기도가 무너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리허설 하고, 큐 싸인 주고 연기가 시작하기 직전에 드리는 기도가 없어지고, 연기중간에서야 그 기도가 떠오르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하다보니 좀 된다 싶은 거지요.
까불고 있는 것이지요.
기도란 쉬엄쉬엄 하면 오히려 기도가 막히는 것을 경험합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쉬지 말고 기도하라>(데살로니가 전서 5장 17절) <기도를 계속하고 기도에 감사함으로 깨어 있으라 >(골로새서 4장 2절) 기도를 계속하는 일은 기도를 멈추지 않게 하는 비결입니다.
이제 촬영을 마치고 편집과 음악작업, 특수영상 만들기등 후반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잘 압니다. 이렇게 평탄한 일중에는 기도가 잊혀짐을.
기도를 안하는 것은 한마디로 시건방을 떨어서입니다.
제 힘으로 해보니 된다는 거지요.(교만한 사람에게 화 있을진저!)
방송은 10월 14일 밤 11시 30분 KBS2TV에서 <드라마스페셜>시간에 나갑니다. 원래 편성에는 11시10분에 시작한다고 나와 있으나 앞에 하는 개그콘서트에서 시간이 넘쳐 조금씩 미뤄지는 것이 합쳐서 그리 늦어진다합니다.
알맹이만 63분 50초입니다.
늦은밤이나 감히 즐기실 만 할 겁니다.
즐겨주십시오.
신문기사*
<사회복지대학원생들이 기획한 드라마 '모퉁이'>
KBS 드라마스페셜 14일 방송
가짜 치매 할머니와 왕따 고교생의 상호 구원기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사회복지 전공 대학원생들이 종합사회복지관의 현장 취재를 통해 실제 사례를 수집해서 기획한 드라마가 방송된다.
오는 14일 밤 11시40분 KBS 2TV 드라마스페셜에서 방송되는 '모퉁이'다.
치매인 척 행세하는 71세 할머니와 스스로 왕따가 된 17세 고등학생이 서로를 구원하는 이야기로 김용림과 연준석이 주연을 맡고 윤유선, 박현정 등도 출연한다.
이 드라마는 올해 입학한 연세대 행정대학원 88기 사회복지 전공 대학원생들이 기획했다.
연출을 맡은 김영진(52) PD도 그들 중 한 명이다.
김 PD는 2000년 7월 교통사고로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1급 장애인이 됐지만 10년 투병 끝에 2010년 성탄특집극 '고마워, 웃게 해줘서'를 통해 연출 현장에 복귀해 화제를 모은 인물이다.
김 PD와 대학원 동기생들이 함께 기획·제작한 '모퉁이'는 지난 8월 방학을 이용해 학생들이 현장 취재를 통해 발굴한 실제 사례들을 엮은 작품이다.
버거운 삶에 치여 무료요양원 입소를 꿈꾸며 치매 연기를 펼치는 할머니와 부모의 무관심 속에 은든형 외톨이가 된 고등학생의 사례는 이주연 작가를 통해 드라마 대본으로 만들어졌다.
작가 역시 복지관에 자원봉사자로 근무하면서 생생한 실제 상황을 만들어냈다.
김 PD는 10일 "복지사업이 돈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사실, 돈보다 더 앞서야 하는 것이 사회에 복지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것을 학생들이 공유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작업"이라고 말했다.
드라마는 치매 연기를 하던 할머니 영애가 왕따 외톨이 동하를 만나고부터 어떻게든 정신 바짝 차리고 살고 싶어하는 모습, 삶에 의욕이 없던 동하가 영애의 적극적인 '대시'로 말수와 웃음이 늘어가는 변화를 카메라에 담아낸다.
김 PD는 "대학원생들이 교실에서 배운 지식을 대중문화인 드라마를 통해 시청자에게 전달함으로써 학문과 방송을 연결하는 새로운 융합의 방향성을 이끌어내고자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