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보고서 송주애 씀.
7시에 시작한 하루 중에 8시 4분이다. 개천과 논밭을 지나 10분이 지나서야 사역을 위해 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오하요고자이마스-라고 말하며 미소와 함께 건내는 부채. 한국도 다를 바는 없겠지만 일본의 아침은 바쁘다.
고개를 숙였고 부채를 든 손을 내밀었다. 받는 사람 여럿, 지나치는 사람 여럿.
한국도 마찬가지지만 일본의 여름 아침은 덥다. 작열하는 태양을 위로하고 건내는 부채.
멀리서나마 바라본 부채를 쥔 손이 헐렁했다.
플라스틱 몸을 한 부채는 그 위에 쓰인 글, 복음의 무게는 차마 담지 못한 듯 하다.
부채를 받은 이들의 손이 가볍다. 부채도 가볍다.
오늘은 태양빛으로 홍조를 품은 하늘이 파랗게 미소짓는 날이었다.
나직히 바라본 거리의 풍경들은 파란 도화지 위에 작고 아담한 집에 푸릇한 초목을 그려넣은 듯 했다.
뜨겁고 아름답다.
역에서 돌아와 라이브 카페 준비를 하는 뉴라이프 선교팀이었다.
시원한 뉴라이프 교회 안은 그저 달갑기 그지없다.
주애는 먼저 씻는다며 욕실로 들어가고, 본당에 남은 몇몇은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눈다.
다음 사역에 관한 이야기일까, 탁자 위의 과자를 두고 한 이야기일까.
아침을 다함께 먹는다. 일본의 정식(밥)을 연상케하는 식사에 모두들 그럭저럭 만족한 듯 하다.
식탁에 앉은 건 모두였지만 식탁에서 일어설 때는 각자였다.
누구는 설거지를 하고, 누구는 장을 보러 교회를 나섰다.
이후 장을 보고 돌아와서는 7시의 라이브 카페 준비로 꽤나 분주해지는 교회.
12시부터 음식준비를 하고 노래연습을 하느라 모두들 느슨한 듯 바쁘다.
부엌에서 새어나오는 설탕과 간장을 버무린 고기를 볶는 냄새는 달콤하고, 말이다.
오후 7시, 대망의 라이브 카페가 시작되었다. 비어있던 본당을 먼저 채워나가는 건 의자다.
그 다음으로 들어오는 건 이 라이브 카페의 손님들.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웃으며 이야기 했다.
타지의 언어와 부딪히는 일은 다소 고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 노력한다.
손님들로 가득해진 본당에 맛좋은 음식들이 더해진다.
수고롭고 감사하게 만들어진 음식을 먹고 난 후에는 노래가 시작되었다.
노래는 좋은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다. 한국과 일본의 사람들은 노래를 서로를 잇는 징검다리 삼아 소통하였다.
다른 국적을 가진 웃음과 음을 붙이고 박자를 가진 말들이 마지막으로 이 본당을 가득 채운다.
늦은 시각 12시 32분, 아직 남아있는 손님들이 계시고 밤은 더욱 짙어져간다.
노래는 가시고 자욱해지는 밤공기를 타고 흘러넘치는 즐거움이 가득 밴 웃음이 본당에 남았다.
몰려오는 피로에도 즐거웠다고 말할 수 있는 자정의 반시다.
오늘은 라이브 카페에서 세일러문 오프닝곡을 불렀다. 덕분에 은혜로 충만해질 수 있었다.
천국으로 당장 가고싶은 마음을 매우 강렬하게 느낀 때였다....
오늘 선교보고서는 소설처럼, 이라는 컨셉을 가지고있다.
소설 흉내를 낸 보고서의 한 형식으로 좀 더 풍부한 단어와 문장으로 현장의 생동감을 전달하는 보고서를 쓰고자했다.
선교보고서로 주님의 은혜를 담아내고자 하는 시도지만 여전히 부족함만을 느낄 뿐이다.
이 글에 제목을 붙여보자면, [ 오카야마 뉴라이프 팀 선교보고 Novel ] 이라고 붙이겠다.
그럼 이만 좋은 밤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