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가 충돌할때.

by 백형진 posted Sep 06,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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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특별법에 대해서 말들이 많습니다.

어떤 분이 말씀하신 것처럼 특별법안도 많고, 여러 주장들도 엇갈려서 그 쟁점이 된 내용이 도대체 무엇인지 헤깔리는 분도 많은거 같습니다.

여러모로 부족하지만 저도 들은대로 몇글자 적습니다.

 

대다수의 국민들이 특별법이 제정되는 것 자체에 대해서는 찬성하는거 같습니다(물론 이 자체에 대해서도 반대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특별법안은 대체로 세 개정도로 볼수 있습니다. 여당이 만든안, 야당이 만든안, 유가족측이 주장하는 안.

피해자 전원 의사자 지정이나 특례입학등 여러 비판을 받은 내용들은 주로 야당이 만든안에 들어 있다고 합니다. 이는 유가족들이 직접 요구한 내용은 아니라고 합니다.

 

쟁점은 유가족들이 요구하는 ‘수사권과 기소권’인거 같습니다

유가족들의 억울함을 풀고 이런 사고가 재발되는 것을 방지하자는 취지에는 대다수의 국민들이 찬성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수사권과 기소권’까지 허용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생각들이 많이 갈립니다.

허용해야 한다는 내용에 대해서는 많은분들이 이미 언급하신거 같아서

“그건 반대한다”,“거기 까지는 좀 무리다”라는 분들의 생각들도 좀 언급하는게 좋을거 같아서 올립니다.

 

 

1.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지향하는 국가에서 법적인 안정성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데 이번 세월호 유가족측이 주장하는특별위원회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달라는 요구는 이 법적 안정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특별위원회의 구성에 피해자측이 참여하게 된다면 그분들의 발언권이 강할 수밖에 없습니다.(특별법안을 보니 국회추천8명, 피해자 단체 추천8명으로 되어 있네요. 위원장은 피해자 단체의 의견을 존중하여 대통령이 임명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사법의 대원칙인 ‘사적구제금지’의 원칙에 영향을 미칠수 있습니다.

피해자가 국가에 처벌과 해결을 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현대사법의 원칙인데 유족측 안대로라면  피해자의 영향력이 미치는 특별위원회가 수사를 하고 기소를 하게 됩니다.**(이 부분은 원래의 글과 다른 수정이 있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이렇게 되면 모든 국민은 법앞에 평등해야 하는데, 그 수사권과 기소권에 의해 구속되고 기소된 피의자는 피해자의 영향력이 미치는 판단에 의해 구속되고 기소되는 불평등한 취급을 당하게 됩니다.

약자의 편에 서야 한다고들 말씀하시는데, 이때 발생하는 법적으로 불평등한 취급을 당하는 이 약자들은 또 어떻게 해야할지 문제입니다.

 

세월호 피해자들의 억울함을 무시하거나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마련을 하지 말자는 것이 아닙니다.

세상의 모든 일들은 한쪽의 가치에만 중심을 둘수는 없습니다. 여러 가지 신경써야할 가치들이 충돌하기 때문에 대화와 합의가 중요하겠지요.

“수사권과 기소권”까지 허용되는 것만이 약자를 돕는것이고 공의로운 것은 아닙니다.

여러 가지 방법이 있고, 수준이 있고, 한계가 있습니다. 지혜로운 해결이 필요하겠지요.

 

 

2.세월호 사건이 충격적인 것은 사실입니다. 인간의 욕심이 빚어낸 아주 나쁜 케이스인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는 세월호 사건 말고도 많은 사고들이 있습니다.

앞으로도 끔찍한 사건들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습니다. 선진국에서도 사고는 일어납니다.

그리고 그 사고들에는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의 사고에 인간의 욕심과 실수등이 얽혀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런 사고를 일으킨 자에 대해서 처벌을 하는 것이겠지요.

 

그런데 사고가 일어날 때마다 특별위원회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줘서  수사할 수 있게 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지금도 여러 사고를 당하고 있는 약자들은 어떻습니까? 헬기사고, 건축물 붕괴, 범죄, 교통사고 등등 이런 사고들은 우연히 일어난 것이고, 세월호 사고만 인간의 욕심에 의해 일어난 것은 아니지 않는가 하는 것입니다.

 

사고도 여러명이서 함께 당하면 제대로 보상받고(금전적 보상만을 말하는게 아닙니다) 혼자 당한 사람들은 몇푼 받고 떨어져야 하나 하는 볼멘 소리가 나옵니다.

안타깝지만 세월호 사고가 아닌 다른 사고를 당한 분들과의 형평성의 문제도 살피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3. 어떤 분께서 모든 것은 정치행위이며 침묵하는 것도 정치행위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다면, 그 정치행위를 하는 분들의 의도도 존중해줘야 하지 않을까요?

세월호 피해자들의 억울함을 풀고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은 찬성하지만 “수사권과 기소권”까지 부여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생각을 가지신 분들이 가만히 있는 것이라면, 그분들도 자신들의 정치적인 행위들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정치에 대한 참여는 투표, 출마, 침묵, 청원, 표현, 시위등 여러 가지의 모양일수 있습니다.

시위와 적극적인 표현을 하는 것만이 정치행위는 아닙니다.

적극적인 시위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생각될 경우 그 시위에 참여하지 않는것도 정치적 참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