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오전 10시반부터 교회 앞에서 ‘숨바꼭질’(대장간) 책을 판매합니다. 시중가격은 13,000원이나 교인들에겐 할인가 10,000원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숨바꼭질’은 전병욱 목사의 성범죄 실체와 교회와 교계의 대응, 피해자들의 증언을 포함하여 한국교회를 아끼고 사랑하는 여러분들의 고언과 통찰력있는 글들이 총정리되어 있는 책입니다.
아직도 전임목사의 범죄와 그 상처가 아물지 않은 상태에서 불편하신 분들, 아파하는 분들이 많을 줄로 압니다. 그러나 전병욱 목사의 성범죄 사건은 그 이후 공식 치리기관인 예장합동교단 평양노회로부터 아직 한번도 진상조사조차 나오지 않았고, 여전히 홍대 앞에서 목회를 재개하여 벌써 수천명의 교인이 모였다는 이야기가 들려옵니다. 그 와중에 가장 아프고 쓰라린 기억을 갖고있는 대부분의 피해자들은 삼일교회를 떠났습니다. 그리고 전임목사의 잘못된 목회철학에 물들어있는 목회와 양육으로 인해 아직도 여기 저기서 아파하는 모습이 발견됩니다. 최근의 상황은 그런 모습을 더욱 명백히 보여준 것이기도 하구요.
이런 현재의 모습을 반성하고 성찰하며, 고쳐나가기 위해서는 전임목사였던 전병욱 목사의 성범죄와 그로인한 후유증, 그리고 그 일을 처리해 나가는 과정에 있어서 우리가 어떤 시행착오와 아픔을 겪었는지 분명하게 직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반성과 성찰이 없이는 삼일교회가 다시 그런 유사한 아픔을 언제라도 다시 겪을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본서는 목회자들에게 날카로운 경고의 창끝을 들이댑니다. 독자들이 한 개인의 타락이 아니라 한국교회의 문제로 인식하면서 이책을 읽는다면 엄중한 경고의 메시지로 받아들이게 될 것입니다”
-송태근 (삼일교회 담임목사)-
위의 추천사에서 송태근 담임목사님께서도 말씀하셨듯이 이 책은 비단, 한 개인의 타락을 다룬 책이 아니라 이런 일이 발생할 수 밖에 없었던 한국교회의 총체적인 문제점을 드러내는 사건으로 우리는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목사님께서는 목회자들에게 경고의 창끝을 들이댄다고 말씀하셨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은 목회자 뿐 아니라 우리 교인들에게도 동일한 경고와 각성의 메시지를 던져준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사방에서 비난을 받고 있는 한국 교회의 문제는 타락한 목회자만의 문제가 아닌, 잘못된 교회문화를 양산하고 지탱하는 교인들의 책임 또한 크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 책의 발간목적과 책 판매의 목적은 누구 한명을 죽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아프고 부끄러운 한국교회의 자화상을 외면하지 않고 돌아보며, 정당한 권징을 통해 타락한 목회자의 진실된 회개와 각성을 촉구하며, 다시는 이런 유사한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눈물겨운 ‘사랑과 공의’의 몸부림으로 널리 이해해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누가봐도 안타깝고 소모적일 수 밖에 없는 이런 아픔과 부끄러움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전병욱 목사의 면직과 회개를 촉구하는 이들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무엇이 있겠습니까? 만일 ‘미움과 증오’가 동력이었다면 직접적인 피해자도 아닌 사람들이 3년이 넘는 시간을 그런 분노와 미움으로 버틸 수 있을까요? 차라리 눈을 감고 교회를 떠나 조용히 자기 신앙생활만 잘하는 것이 가장 편하고 좋지 않을까요? ‘책발간’과 정당한 권징을 촉구하는 이런 행동의 동기가 무엇인지 잘 드러내는 책속의 글의 일부를 아래에 인용합니다.
불편하고 불쾌한 기억이라고 눈을 감아버리고 외면하기만 한다면 언제고 다시 이런 유사한 교회의 아픔은 반복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저를 비롯한 기존의 교인들과 목회자들은 가슴에 피멍이 들고, 씻을 수 없는 육체적, 정신적 상처를 가득안고 교회를 떠나간(지금도 어디서 그 아픈 가슴을 부여잡고 울고 있을지도 모르는) 우리의 딸들, 동생들, 언니들, 누나들에게 진 빚이 있습니다. 그것도 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들을 꽃뱀이나 이단으로 매도하며 2중, 3중의 상처를 준 빚이죠...
제 경우에는 아직도 그 커다란 부채감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그래서 다시는 이런 유사한 일이 교회 내에서 발생하지 못하도록 애쓰고 싶습니다. 교인 여러분께서도 아프고 외면하고 싶은 기억이지만 이 사건을 통해 하나님께서 우리 삼일교회 교인들에게 주시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한국교회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깊이 돌아보는 시간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래도 ‘사랑'이 이 모든 행동의 동기여야 하는 이유...
원문 글 링크: http://cafe.naver.com/antijeon/302
[지금까지 이 사태를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내부인의 고백]
‘전, 제가 원하지 않았지만 이번 사건의 중심에서 이 모든 진실을 알게되었습니다. ’진실'은 진실을 알게된 자에게 분명한 ‘책임'을 묻는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원하는 진실이든, 내가 원하지 않는 진실이든...’진리'를 따르기로 믿음으로 고백한 그리스도인에게 ‘진실'은 내가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를 묻습니다.
어떤 행동을 하던...전...분노와 미움과 살의로 이 일을 감당하고 싶지않았습니다. 솔직히 말하면...내가 보고 있는 이 모든 진실이 너무 믿고 싶지않고 감당하기가 어려워...그냥 조용히 교회를 떠날까 심각하게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대다수의 청년들이 ‘진실'을 알지 않아도...행복하게 신앙생활 잘하는 것 같은데...이렇게 추악하고 더럽고 가슴아픈 진실을 꼭 밝혀야만 할까?...심각하게 고민했습니다.
그러나...힘든 상황가운데 묵상하던 몇몇 말씀들이 제가 가야할 길을 인도해주시는 것 같았습니다.
[고린도전서13:4~6]
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시기하지 아니하며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하며 교만하지 아니하며 무례히 행하지 아니하며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아니하며 성내지 아니하며 악한 것을 생각하지 아니하며 불의를 기뻐하지 아니하며 진리와 함께 기뻐하고
사랑은...불의를 기뻐하지 아니하며 진리와 함께 기뻐하고...
사랑과 불의는 양립할 수 없습니다. 피해를 입은 여성들 뿐만 아니라 전병욱 목사님을 위해서도...더 나아가 그분의 가족을 위해서도...그의 범죄와 진실을 드러내어 회개를 촉구하는 것이 옳다고 보았습니다.
또, 제 마음을 깊이 찌른 한마디 말씀은...
[잠언24:11,12]
너는 사망으로 끌려가는 자를 건져 주며 살륙을 당하게 된 자를 구원하지 아니하려고 하지 말라.네가 말하기를 나는 그것을 알지 못하였노라 할지라도 마음을 저울질 하시는 이가 어찌 통찰하지 못하시겠으며 네 영혼을 지키시는 이가 어찌 알지 못하시겠느냐 그가 각 사람의 행위대로 보응하시리라
전병욱 목사님의 개척을 수수방관하고, 내가 감당해야 할 짐과 스트레스가 너무 무겁다고, 이 모든 사실에 침묵하고 외면한다면...회개하지 않은 그분으로 인해 또다른 미래의 피해자가 생길텐데...만일 언젠가 몇년이 지나서...그런 소식을 언론이나 방송을 통해 듣게 된다면...전 도저히 두발을 뻗고 편히 잠들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여기서 사망으로 끌려가는 자는...전병욱 목사님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무지한 성도들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제 젊은 날 한때 가장 큰 영향을 미쳤던 분...제가 헌신했던 교회에서 많은 믿음의 동역자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던 분...존경과 애증과 분노..온갖 감정속에 수많은 불면의 밤을 보내게 했던 장본인...전병욱 목사님을 위해서도 가만히 침묵하거나 외면해서 교회를 떠나는 것은 옳지않았습니다.
결국...그때의 결심으로...
공동요청문부터 당회의 재직회소집을 통한 진실공개...면직청원기자회견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저를 비롯한 일부성도들의 행동덕분이었다는 이야기는 절대 아닙니다. 서로 생각은 달랐지만 교회의 덕을 위해 침묵하며 기도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 분들의 숨은 중보기도와 진실을 드러내기 위한 저희의 노력 모두를 하나님께서 합력하여 쓰셔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죠...
이 모든 과정가운데 많은 오해와 비방을 받아서 가슴도 아프고 억장이 무너져내릴때도 많았습니다. 전병욱 목사를 무조건 옹호하는 성도들의 무지때문에 답답하고 가슴아팠으며, 진실을 알면서도 침묵했던 교역자들이 도리어 진실을 드러내고 잘못된것을 바로잡으려 노력하는 성도들을 교회를 분열시키는 세력으로 매도하며 설교할때 피눈물을 쏟기도 했습니다. 정작 자신들이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야할 때는 비겁하게 침묵하다가 설교를 통해 성도들을 공격하는 상식이하의 비겁한 목회자들을 보는 것은 한없는 분노와 슬픔을 느끼게 했습니다.’
-[숨바꼭질] 책 내용중에서-
곪은 부분은 짜내고 씻어 줘야 합니다.
드러내고 치료한 상처는 아물기 시작하지만
곪은 부분을 붕대로 감아서 덮어버리면 결국에는 절단해야 하는 사태가 옵니다.
전병욱이라는 사람의 문제는 덮을 수도 없고, 잊을수도 없는 문제이며,
세월이 좀 지났다고 그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라고 봅니다.
우리는 그 사건이 드러남으로써 이제야 고름으로 덕지덕지 문드러진 상처에서 붕대를 벗겨냈을 뿐입니다.
짜내고 씻어내고 도려내고 어쩌면 절단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그게 사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하나님이 반드시 심판하실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심판하시기 전에 우리의 태도를 반드시 살피실거라고 봅니다.
그것이 우리의 모습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온전하게 회개하고자 하는 진심이 있는지, 연약하지만 피해자 문제나 권징의 문제에 있어서 그래도 우리가 해야 할 최선의 노력을 하는지......,
그 문제는 전병욱 이라는 한사람이 지은 죄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교회 크게는 한국교회 속에 있는 죄가 그렇게 모양을 드러낸 것일 수 있습니다.
전에도 있었고, 아직도 우리들 속에 있는 죄에 대한 하나님의 경고가 그 사건으로 나타난 것일 수도 있습니다.
10년이가든, 20년이가든 기억날때마다 아프게 계속해서 들춰내서 눈물을 흘리며 짜내고 씻어 줘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야 치료가 됩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 모든 성도들은 그 엄청난 영적인 압박감을 이기고 이 문제를 표면으로 드러낸 피해자매들의 용기에 항상 감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건이후에 이 교회에 속하게 되었고, 사건 해결을 위해 보탬이 된 적도 없어서 댓글을 달기는 주제넘습니다만,
이 문제는 우리교회뿐만 아니라 한국교인 이라면 모두가 자신들의 상처로 알고 아파해야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