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력후 일독이 가능하도록 글 내용을 파일로 첨부하였습니다.
이 글은 건축 전문가는 아니지만, 삼일교회를 이십년 가까이 다닌 성도로서, 또한 국내외 글로벌 기업 집단에서 현재까지 임원으로 종사하고 있는 경험의 소유자로서, 지극히 상식적이고 보편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측면에서 현 시점의 삼일교회 건축을 비교적 가까이 지켜보며 쓴 글입니다. 비록 건축의 세부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분야의 전문가들의 의견이 경청되어야 함이 마땅하겠지만, 교회의 주인된 성도의 입장에서 머리되신 주님을 생각하며 나올 수 있는 설득력 있는 글이 될 수 있음을 말씀 드립니다. - 장년부 김태환 집사 -
[목차]
삼일교회 건축의 중대한 이슈들
가정을 위한 집/ 공동체를 위한 교회
합리적인 삼일교회 건축
- 제한된 자원과 비용
- 필수 선결 과제, 현황 분석
- 어떤 비전을 가지고 있는가
- 무엇이 필요한가
- 완전한 재배치, 새로운 교회
[삼일교회 건축의 중대한 이슈들]
삼일교회가 건축을 진행하면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몇 가지 중대한 이슈들이 있습니다.
우선, 삼일교회가 지난 20년간 젊은 교회로서 한국교회에 끼쳐 온 영향을 생각할 때 건축 또한 그간 삼일교회의 메세지와 공동체의 본질에 어긋나지 않게 고민되고 진행되는 것이 맞다 하겠습니다. 다른 기성 대형교회들과 다를 바 없이 불투명하고 권위적이며 지역사회의 지탄을 받는 식으로 건축이 진행된다면 지난 20년간의 삼일교회의 젊은이 사역은 단순히 다를 바 없는 대형교회가 되기 위한 야망 뒤에 숨겨진 거짓으로 오해 받을 여지가 많을 것입니다. 이는 최근 사랑의 교회가 건축 과정에서 지역사회와 한국교회에 커다란 실망은 안겨주고 지탄을 받고 있음을 안다면 특히나 유의하여야 한다고 하겠습니다.
두번째로 지난 몇 년간 교역자의 비행 문제로 인해 한국교회 공동체에 끼친 누와 염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삼일교회 성도들이 입은 말할 수 없는 고통등을 감안했을 때 몇 백억의 천문학적인 금액이 들어갈 수 있는 건축을 기획하면서 요구되는 세심함이란 이루 말 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건축 과정을 통해 삼일교회가 깊은 반성과 견실한 회복의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하는 것이지, 이제는 이미 일반 사회에서조차 통하지 않는 일정 맞추기 식의 전시성 60주년 건축은 다음 세대에 대한 부단한 강조에도 불구하고 누구에게도 지지 받기 어려울 것입니다.
세번째로, 삼일교회는 극히 사정이 어려운 교회들을 대상으로 수도권 선교를 하고 있고, 400개척교회 돕기를 진행하고 있으며, 그 외 대부분의 국내 선교 또한 지방의 어려운 교회들과 함께 하는 사역이 대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사역을 하는 교회가 수백억의 성도들의 헌금을 계획성 없이, 투명하지 못하게 사용이 되는 일이 발생하고 이 사실이 알려진다면 목회자 생활비 조차 충당이 어려워 고통에 허덕이는 삼일교회와 사역을 함께한 수많은 교회들이 큰 상처를 받게 될 것이며 이를 심중히 고려하지 못하는 삼일교회의 사역에 진정성은 본질적으로 없었다고 밖에 말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삼일교회의 재정은 청년들의 소위 코묻은 십일조와 자비량으로 이루어 진 것입니다. 삼일교회는 아무리 형편이 어려운 청년들이라도 어렵게 마련하여 선교비의 대부분을 충당하며 선교에 헌신하고 각종 교회를 세우는 행사들에 헌신해 온 교회입니다. 심지어 각종 선교마다 공개적으로 교인들에게 천원 헌금을 거두고 있습니다. 이런 귀한 헌금을 사용하는 데에 있어서 신중함과 계획성이 결여 된다면 과연 건축의 당위성으로 내세우는 다음 세대를 위한다는 명분에 과연 얼마나 진정성과 철학이 있다고 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삼일교회는 이미 전임 목사 전별금 처리 과정에서도 그 금액과 방식과 대상에 있어서 교회 내외 적으로 큰 충격을 준바 있습니다. 이번 건축 건으로도 교회 내외적으로 물의를 일으키게 된다면 이미 많은 상처를 받아 온 그간의 모든 사역의 진정성과 본질이 사단의 공격에 노출 될 것이며 이를 단순히 순종이나 교회의 하나됨을 강조하는 것으로 당회의 권위를 내세우며 성도들의 침묵을 강요하는 모습으로 나타난다면 삼일교회는 외부의 공격이 아닌 회복하기 어려운 내상을 입고 향후 어떤 사역에서도 한국교회 공동체 내에서 쓰임 받기 어려울 것입니다.
[가정을 위한 집, 공동체를 위한 교회]
한 가정이 집을 마련한다고 하더라도 심사숙고해야 할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닐 것입니다. 그 집에 몇 년이나 살 것인지, 앞으로 아이는 몇 명이나 가질 것인지, 부모님과 함께 살 것인지 아니면 떨어져 살 것인지. 또한 집의 위치나 형태를 결정할 때가족 중 누구의 편의를 더 생각하는 것이 맞을 것인지. 심지어 방문이 많은 가정일 경우에는 얼마나 손님들을 고려해서 집의 위치와 방구조를 고민해야 할 것인지. 또한 주방의 위치는 어떤 것이 좋은지 각 방은 누가 쓸 것인지. 방과 방 사이의 동선은 어떻게 되는 것인지. 또한 비용 부분도 세밀하게 계획해야 할 것입니다. 현재 빚 없이 쓸 수 있는 돈이 얼마나 있는지, 앞으로의 가정의 수입이 어떨 것인지. 빚을 낸다면 얼마나 낼 것인지. 또한 부동산 시세 전망에 따라 전세로 할 것인지 월세로 할 것인지 구입을 할 것인지. 집을 지을 것인지, 이미 지어진 집을 구입할 것인지, 집의 형태는 어떻게 할 것인지. 몇 명 살지 않는 가정에 필요한 집을 마련하는 과정에서도 생각하고 고민해야 할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라 생각합니다. 단지 가장의 권위를 따져 가족들과 상의 없이 함부로 의사 결정을 하거나 소득이 많다고 어른들의 이해 관계에 따라서만 생각한다면 그 집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그리고 그 이후의 가정생활에 직간접적으로 지속적인 불행의 씨앗이 되기 쉬울 것입니다.
고작 몇 명의 가족을 위한 집을 마련하는 데도 이럴 진대, 수만의 식구를 거느린 대형교회의 건축은 두말할 나위 없을 것입니다. 당회는 몇 명의 장로의 의견과 의사 결정을 단순히 형식적으로 통과시키고, 설명시키는 것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교인 한 사람 한 사람의 의견을 듣기 위한 노력에 필사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지금의 건축은 소위 다음세대를 위함입니다. 다음세대를 위한다면서 다음 세대에 해당되는 성도들과 그들의 보호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집하고 분석하지 않고, 단순히 다음 세대를 위한다는 기성세대의 윤리적 책임감과 당위성만 내세우며 밀어부치기 식으로 진행한다면 과연 그 건축이 다음 세대를 위하는 것인지 기성 세대의 만족을 위한 것인지 과연 누구도 혼란스럽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또한, 성도들의 헌금이 십원이라도 헛되이 쓰이지 않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전문가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특히나 삼일교회는 이미 교회 내부적으로도 모든 분야에 있어서 숨어 있고 관심있는 전문가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그들을 소통의 자리로 안내하여 자연스럽게 최선의 의사결정들이 이루어 지고 있음을 교회 내외부적으로 확신을 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설사, 당회에 관련하여 경험이 많은 분들이 있다손 치더라도, 교회가 크고 보는 눈이 많은 만큼 공정성과 각종 시비를 통한 사단의 틈탈 기회를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이미 취해진 의사결정을 설명하는데 안간 힘을 쓰는 것이 아니라 각종 의견을 최대한 듣고 수집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임이 지당하다 하겠습니다.
[합리적인 삼일교회 건축]
// 제한된 자원과 비용
"너희 중에 누가 망대를 세우고자 할진대 자신의 가진 것이 준공하기까지에 족할는지 먼저 앉아 그 비용을 예산하지 아니하겠느냐" (눅 14:28)
망대를 짓고자 하는 사람이 소요되는 물량과 예산에 정확하지 않다면 그 피해는 막대할 것입니다. 최근 많은 종교시설들이 경매에 넘어가고 있습니다. 국민일보 기사에 따르면 추세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구체적으로는 2011년 251건, 2012년 312건, 2013년도 상반기만 191건 즉 연율로 따지면 2013년도에만 327건이 됩니다. 구체적인 사례로는 서울 화곡동 은성교회는 7년전 재건축 바람이 불면서 신축에 들어갔다가 현재 500억원의 빚을 떠안은 채 공사도 중단되었습니다. 숫자도 급감한 교인들은 지하 주차장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고 많은 성도들의 집 조차 담보 대출 등으로 돌려 막기에 사용되었습니다. 20년 전 지하 개척교회로 시작한 판교의 충성교회는 3년전 지상 7층 지하 5층 대형교회를 짓는데 성공하였습니다. 그러나 결국은 부채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종교 건물로는 역대 최고가인 526억원에 경매시장에 나왔다가 회생절차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문제는 회중을 특징으로 하는 교회와 형태상 비슷한 사이비 종교 집단들이 이런 기성교회들을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다는 점입니다. 망대를 세워 이단과 사단에게 내어주는 형국입니다.
삼일교회는 최근의 이런 트렌드와 사례들을 특별히 반면교사로 삼아 철저하게 계획적이고 신중하게 모든 절차를 진행해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이 이들 교회를 사랑하지 않으셔서 이 교회들에게 이런 일들이 벌어졌다고 생각할 수 없습니다. 충성교회의 20년의 부흥이 거짓이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들 공동체가 수적인 성장을 이룬 후 교회의 본분을 잊고 교만하여 성도들의 헌금을 성공주의와 인간적인 비전에 매달리는데 탕진하여 생긴 결과라 여겨야 하겠습니다. 삼일교회를 하나님이 사랑하시겠지만 교만하여 성도들의 마음과 교회의 본분됨에 집중하지 않고 다음 세대라는 명분과 당회의 권위만 내세운채 성급하게 인간적인 삽질에만 집중한다면 안타까운 저 다른 교회들의 현재가 삼일교회의 미래가 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습니다. 특히나 삼일교회는 많은 대형교회 담임목사들이 무너지고 있는 가운데 그 중의 악한 사례 중 하나가 되어 삼일교회 성도들은 물론 한국교회에 충격과 슬픔을 안겨 준 바 있습니다. 그리고 그야 말로 다른 넘어진 많은 교회들이 마치 허락되지 않은 듯 보이는 은혜로 위기를 극복하고 제2의 부흥을 위해 기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삼일교회는 결코 근래의 위기 극복을 자신감의 근거로 삼아서는 안될 것입니다. 사실 아직도 위기 가운데 있다고 보는 것이 더 맞을 것입니다. 오히려 하나님이 다른 교회들에 허락하시지 않은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더욱 성도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한국교회의 상황을 생각하며 인간적인 욕심이 앞선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겸손하게 엎드려 말씀을 구하고 책임감있게 가진 바 인적 자원과 경제적 자원을 계획적이고 지혜롭게 사용하는 모습을 교회 내외적으로 투명하게 증명하여 대형교회에 대한 실망과 절망이 이만저만하지 않는 이 세태에 한국교회에 큰 위로와 희망을 주는 모습이 되도록 하여야 할 것입니다.
히스기야가 병들어 죽게 되었을 때 간절히 간구하여 삼일만에 나았으나 우둔해지고 교만하여 바벨론의 왕의 사신들에게 왕궁과 나라의 모든 것을 보여주고야 말았습니다. 결국 여호와는 이사야를 통해 그 모든 것이 바벨론에 뺏길 것이며 왕의 아들들이 바벨론의 환관이 될 것이라 선포하고 맙니다. 그러나, 히스기야는 그 와중에서도 자기 사는 날이 태평하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는 그야 말로 죽어버리는게 나을 듯한 한심한 말로를 보이고 있습니다. 삼일교회가 간구함으로 겨우 살아 남았습니다. 이십년간 모은 수백억의 헌금을 제대로 된 비전과 소통과 계획도 없이, 그냥 60주년에 맞춰서 건물에 쏟아 붓겠다고 작정하는 모습이 어찌 히스기야와 하나도 달라보이지 않는지요. 그래도 지금 당회의 어르신들은 삼일교회 수십년의 태평 시대를 보내셨으니 모든 것이 ‘어찌 선하지 아니하리요’ 하시겠습니까.
'왕궁의 모든 것과 왕의 조상들이 오늘까지 쌓아 두었던 것이 바벨론으로 옮긴 바 되고 하나도 남지 아니할 것이요. 또 왕의 몸에서 날 아들 중에서 사로잡혀 바벨론 왕궁의 환관이 되리라'(왕하 20:17-19)
어느 한 집사님의 의견을 첨부합니다
"60주년 기념 건축..이런 개념으로 일정을 후다닥 잡는 것은 절대 금물이라 생각합니다. 건물 오픈을 70주년 기념일에 하는 한이 있더라도 오히려 천천히 치밀히 가야합니다. 재정의 계획과 가능성, 사용 등은 유리알 처럼 투명해야합니다. 돈이 많이 모인 곳에는 언제든 시험이 있는 것이며, 유리알 투명 재정 공개는 이런 위험과 시험에 대해 돈을 다루는 실행진들 모두가 그 연약함을 선언하고 하나님의 뜻만을 추구하겠다는 일종의 신앙고백의 측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교회에서 투명하지 않은 재정은 대놓고 사단을 초청하는 행위라 할 수 있습니다”
// 필수 선결과제, 현황 분석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할 필수적인 작업은 삼일교회의 현재 상황에 대한 명확하고 철저한 분석입니다. 설사 당장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할 지라도 내가 현재 가지고 있는 것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반성과 분석없는 의사 결정은 낭비로 이어지기 쉽상이며, 대부분의 경우는 그 정도로도 당장의 응급 처치가 가능한 것이 사실입니다. 현재 삼일교회가 주어진 공간들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다각적인 분석이 필요합니다. 공간들이 특정 시간에만 부족하고 그 외에는 텅텅 비어 있는 것은 아닌지, 각종 순서들의 시간과 공간을 재조정하여 효율성을 높일 수는 없는지, 공간 사용 주체들의 재배치를 통해 효율성을 높힐 수는 없는지, 그런 분석을 통해 현재 가진 자원으로 최대한 문제를 해결 하고도 부족하다고 할 수 있는 부분은 얼마나 되는 것인지에 대한 체계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하겠습니다. 설사 직관적으로 결론이 분명하다고 하더라도 대부분의 성도들은 교회 전체 상황을 알 수가 없으므로 많은 전체적인 정보를 쉽게 확보할 수 있는 목회자 집단과 당회에서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정보의 형태로 작성하여 공개하고 의견을 수렴하여 스스로의 생각을 검증하고 추가적인 교회의 동의를 구하는 것이 맞다고 보겠습니다.
// 어떠한 비전을 가지고 있는가
그 다음으로 삼일교회의 비전을 점검해야 합니다. 단순히 다음 세대라는 구호만으로는 너무나 부족하고 안일하게 들리는 것이 사실입니다. 도대체 다음 세대가 누구인 건지, 다음 세대에 원하는 모습이 무엇인지, 현재 세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다음 세대가 살게 될 다음 세상은 어떤 세상이 되어야 하는지, 다음 세대 교육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이고도 명확한 진단과 처방 그리고 비전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다음 세대라는 구호와 공간 확보에만 열중하는 모습은 아직도 성도과 교회를 숫자 이상으로 보지 못하는 대형 교회의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만 드러낼 뿐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다 못해 우선 다음 세대 숫자에 일차적인 관심이 있다 하더라도 그렇다면 삼일교회의 인구가 어떻게 변할 것인지에 대한 시나리오별 분석과 그에 따른 어떤 대응들이 있을 수 있는지, 그리고 그 대응에서의 수백억 짜리 건축 공사는 어떤 전략적 위치를 점유하고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 있어야 최소한의 성실함과 지혜를 담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추상적인 탁상공론을 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비전에 대한 진지한 고민은 모든 세부 사항을 사전에 결정하게 하여 향후에 불필요한 비용이나 잡음을 최소한으로 만들 수도 있지만 반대로 이러한 고민의 부재는 많은 세부 사항은 소위 기복주의적인 은혜(?)나 운, 심하게는 무책임함에 내던져 버리고 경매에 부쳐지는 작금의 수많은 중소대형 교회의 운명을 맞을 수도 있음을 의미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이는 단순히 현재 교회 재정이 얼마간 있다고 해서 교만하거나 자신할 내용의 문제가 아니라 생각합니다.
또한 당장은 교육관 공간 확보를 구체적인 목표로 하고 있지만, 결국 지금 현재 교회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 대부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 큰 공사로 계획되어 있기에 이는 결국 교회 전체의 비전과도 연관지어 생각해야만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삼일교회의 비전은 다음 세대 교육이 전부인 것인가? 기성 세대는? 앞으로 늘어나는 노인 세대는? 또한 갈수록 눈에 보이는 유형의 자원 보다는 온 오프라인의 컨텐츠도 중요해 질텐데 이렇게 눈에 보이는 공간에 교회 현금의 대부분이 사용된다면 다른 투자는 어떻게 진행할 수 있는 것인지? 앞으로의 헌금 수입은 어떻게 예측하는지, 그렇다면 삼일교회는 지속적으로 지금 보다 더 성장하는 대형교회를 지향하겠다는 것인지, 그게 실제적으로 가능하다고 보는 것인지에 대한 어느 정도 수준 이상의 고민과 이에 대한 객관적이고 공개적인 소통이 필요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화장실 한 칸을 짓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교회가 피땀흘리며 쌓아온 현금을 거의 한 번에 다 사용하고도 모자라 추가적인 헌금을 성도들에게 요청할 수도 있고 심지어 그 와중에 정말 삼일교회에 필요한 사역에 정작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삼일교회가 이 정도규모로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소홀히 했던 많은 부분들이 있습니다. 선교사 파송, 구제 사역과 같은 기본적인 선교와 구제 사역 등은 말할 것도 없고 삼일교회가 국내외 선교로 지역사회에도 무심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어느 대학청년부 간사님의 말씀처럼
'삼일교회가 이번에 이왕 (있는 돈 다 들여서) 건축을 할 것이라면 반드시 지역사회에 어떤 형태로든 기여할 만한 콘텐츠를 기획해서 녹여냈으면 좋겠다는 겁니다.’
상황이 이러할 진대 교회의 비전에 대한 점검과 그에 따른 발생가능한 상황에 대한 많은 고민과 토론이 필요함은 지당하다 하겠습니다. 이를 하나님이 다 하신다고 내버려 두면서 행여나 있을지 모를 우리의 무책임과 불성실함을 감추어선 안될 것이며 이단과 유사 종교집단에 넘어가는 교회 건물들 처럼 사단이 틈탈 기회를 스스로 허용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 무엇이 필요한가
삼일교회가 지향하는 구체적인 비전과 목표가 무엇인지 정의가 된다면, 그 다음에야 그 비전과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우리가 무엇을 구비하여야 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고민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우선 이번 건축의 동력이 된 다음 세대 비전을 가지고 살펴 보겠습니다. 우선 무엇을 가르칠 것인지 고민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단순히 말씀대로 가르치겠다는 구호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세상의 비성경적인 가르침과 교훈들이 얼마나 현란한 방법으로 다음 세대에게 주입되고 재생산되는지 안다면, 단순히 구호를 간절하게 외치고 있다고 이어지는 많은 계획들을 정당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지극히 오산일 것입니다. 정확하게 무엇을 가르칠 것인지, 전문가와 전문가 집단들과 지속적이고 공식적인 교류를 통해 구체적인 컨텐트와 문제의식을 축적하고, 그들과는 어떻게 협력할 것인지까지 고민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어떻게 가르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컨텐츠는 어떻게 확보할 것이며, 전달하는 방법과 수단들은 어떠해야 하는지 각각의 비용은 얼마나 드는지를 사전에 고민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 참에 대표적인 대형교회인 삼일교회에서 한국교회의 교육 전문가 양성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가능할 것입니다.
즉, 공간에 대한 논의는 그야 말로 소위 다음 세대에 대한 구호에서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많은 아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든다고 한들, 지나친 예산과 노력을 공간 확보에 쏟느라 정작 필요한 교육의 내용이 부실하다면, 그것이 과연 건축 관련 업자들 일거리 제공하는 이상의 무슨 실질적인 유익이 있겠으며 다음 세대를 위한 제대로된 교회 자원 사용이 될 수 있겠습니까. 설마 교회만 지어 놓으면 하나님이 다 채워주신다는 그런 비성경적인 믿음으로 수백억의 현금을 건물 짓는 한 프로젝트에 다 쏟아붓는 것은 아니라고 믿고 싶습니다.
또한 공간에 대한 고민도 단순히 교육관을 어떻게 지을 것인가에 집중해서는 정확한 문제 해결이 될 수 없습니다. 교회 전체의 비전과 우리의 현재 모습과 다음 세대를 위한 교육이라는 문제를 종합적으로 놓고 보며 공간이라는 이슈를 이러한 전체적인 틀 안에서 접근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즉, 단순히 교육이 중요하니 교육관을 짓자가 아니라, 우리 교회의 현황이 이렇고 비전이 이러한데 여기에서 다음 세대에 대한 비전이 이런 역할을 하고 이를 위해선 공간이 어떤 역할을 하게 되며 어떤 형태의 어느 크기의 공간이 필요한 지를 종합적으로 생각해 내야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종합적으로 고민을 하면서, 현재 우리가 가진 것이 무엇이며, 지향하는 비전이 어떠하며, 이를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데, 현재 우리가 가진 것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수립함과 동시에 추가적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도출해 내어야 할 것입니다. 이 때, 반드시 시간의 순서에 따른 가변성과 역동성을 고려해야 함은 필수적이라 하겠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비전과 미래가 당장 내년에 쳘쳐질 것은 아니므로 비전에 따라 필요한 무엇인가를 반드시 한꺼번에 갖추어야만 하는 것은 아닐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시니라’ (잠 16:9)
// 완전한 재배치, 새로운 교회
치열한 고민과 소통 끝에 필요한 예산 배분과 그 배분으로 가능한 공간 확보 규모가 결정되었다면, 그 다음에는 완전히 새롭게 교회를 재배치해야 할 것입니다. 단순히 B, C, D관의 사용은 그대로 두고 교육 기능은 분리하여 A관에 전부 다 배치한다는 고정 관념부터 버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다음 세대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그 세대의 대부분을 교회 본당으로 부터 멀리 떨어진 교통도 불편하며 각종 사고의 위험이 노출되어 있는 곳으로 옮긴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예배와 기도 장소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곳에 교육관을 짓겠다면서 교회에서 부르짓는 다음 세대와 교육에 대한 중요성이 그리 설득력있게 들리지는 않습니다. 교육기관과 대상을 제외한 모든 부서의 파격적인 희생을 감수하겠다는 각오가 없이 들이는 모든 돈과 공사는 결국 그간 주인노릇 해 온 다른 모든 부서의 평안을 유지하기 위한 지출이라고 밖에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오히려 정말로 교육이 중요하다면 현재의 B관에 있는 각종 기구들을 오히려 A관으로 옮겨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교역자 행정직원 사무실이라던가, 게스트 하우스, 체육관, 각종 동아리방 등을 A관으로 옮기고 다른 모든 교육기관들이 B관과 그 주변으로 전진 배치하는 것이 내세우는 비전에 훨씬 정직하게 부합하다 생각합니다. 마치 교회를 새로 짓듯이, 캠퍼스의 도면을 건물을 제외하고는 모든 동선과 집회와 사무실과 모임장소를 교육 중심으로 새롭게 디자인하는 전체적인 시각과 전략적인 과감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완전한 재배치를 통해 새로운 교회를 그려야 합니다.
그 간의 담임목사님을 포함한 당회의 노력을 모르는 바가 아닙니다. 모든 분들의 삼일교회에 대한 사랑과 헌신을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특히나 생업이 있는 채 하는 일들이라 어려움이 많을 줄 압니다. 그러나, 어렵고 느리더라도 하나 하나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글에서 두서없이 지적한 바와 같이, 삼일교회는 건축에서 고려해야할 것이 많은 교회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아니더라도 주의 몸된 교회의 주인된 성도들이 그것도 요즘같은 청년 실업 시대에 코묻은 십일조와 천원헌금/자비량 헌신으로 이십년간 모은 헌금을 쓰게 될 지도 모르는 프로젝트입니다. 절대로 60주년에 뭔가를 해야한다는 강박관념으로, 건축을 하자는 거냐 말자는 거냐는 협박성 다그침으로 진행해서는 안됩니다. 그야말로 70주년에 완성할 각오를 가지고, 많은 성공 실패 사례들을 같이 공부하고 소통해 나가며 우리를 돌아보고 주시는 말씀을 살펴보며 불편함을 서로 위로하며 참으며 진행해 나가는 것이 주님의 뜻이 아닐까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