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이 구원자임을 알고 나니 제일 먼저 떠오른게 부모님이었다. '이대로 죽으면 지옥인데 큰일이다...' 자식된 도리로서 부모님을 천국 보내는 것보다 더 큰 효도가 없다고 생각했다. 산기도 가면 부모님을 구원시켜 달라고 목놓아 부르짖었다. '하나님!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집이 구원을 얻으리라 약속하셨잖습니까? 우리 옴마, 아부지 꼭 예수믿게 해 주시옵소서...'
방학 때 대구에 내려가서 부모님께 구원의 도리를 설명하고 예수님을 소개했다. 워낙 나한테 잘해주던 분들이라 내 말은 잘 들어줄 줄 알았다. 그런데 아버지는 '나는 종손이라 제사를 모셔야 한다. 니나 잘 믿고 더 이상 얘기하지 말아라'면서 딱 부러지게 거절하셨다. 엄청난 영적 충돌이 느껴졌다. 그럴수록 속이 타들어가고 안타까와서 매일 복음을 전했다.
하다 못해 '하나님의 말씀은 살았고 능력있어 혼과 영과 관절과 골수를 찔러쪼갠다'기에 식사 때마다 밥 한 숫갈 떠넣고 중요 성경구절 하나 읽어주고 하면서 말씀이 부모님 마음에 꽂히기를 바랬다. 하도 들이대니까 결국 아버지는 진지 드시다가 '치아라!' 역정을 내고 나가버리기까지 했다. 나도 물러서지 않고 방안에 모셔놓은 신주단지를 앞산에 가져가서 박살내 버렸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했는데 아무리 전도해도 씨알이 안 먹혀들었다. 그래서 먼저 누님을 구원시켜 공동작전을 펴야겠다고 생각했다. 누님 구원을 위해 3년여 동안 눈물을 뿌리며 간절히 매달렸다. 어느 날, 기도도 너무 하다 보니까 속에서 하나님께 대한 원망과 화가 북받쳐 올라왔다. '하나님! 내가 이렇게 간절히 기도하는데 도대체 뭐하고 계신거요? 내 기도 듣고는 있소? 왜 안들어주는 거요? 이러시면 내일부터 기도하러 안 올랍니다'라고 꽥 소리치고는 뒤도 안돌아보고 보따리 싸들고 산에서 내려와 버렸다.
다음날 누님 집에 볼 일이 있어 찾아갔는데 누님이 '야야, 어제 이상한 꿈을 꾸었다' 하는 것이었다. 누님이 방안에서 온갖 더러운 오물에 뒤덮혀 허우적거리며 발버둥치고 있는데 맑은 물이 천장에서 쏴아 쏟아지며 오물들을 깨끗이 씻어내려 갔단다. 살았다 싶어 한숨돌리고 있는데 문이 열리며 하얀 옷을 분이 들어와서 자기를 너무도 따뜻하게 안아주더란다. 손뼉을 탁 치며 '누나, 그 분이 예수님이야!' 하니 누님이 자기도 그렇게 생각된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해서 누님은 곧바로 교회 나갔고 예수님을 영접하였다! 내 땡깡협박에 하나님이 엄청 다급하셨던 모양이다 ㅎㅎㅎ.
기도를 듣고 계시다는 확신이 생겨 부모님을 위해 더욱 간절히 기도하였다. 가계에 흐르는 저주를 끊어내고 부모님 영혼에 예수님 피 뿌리는 기도를 4년여 동안 했는데, 아무리 기도해도 부모님이 바뀔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인간적인 방법으로는 불가능하다 싶어 '하나님! 도저히 안되겠습니다. 병으로 쳐서라도 예수 믿게 해 주세요'라고 기도하기 시작했다. 다른 대안이 없었다.
몇달 후, 대구에서 급한 전화가 걸려왔다. 어머니가 '야야, 내 죽겠다...'면서 울먹이며 떠듬떠듬 하는 얘기가, 몇달 전부터 갑자기 머리에서 벌레가 꾸물꾸물거리며 기어다니는데 도대체 근지러워 신경이 곤두서서 잠을 잘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고치려고 병원에도, 한의원에도 가봤는데 아무 이상이 없단다. 본인은 환장하고 죽을 지경인데 원인을 찾을 수 없다니, 할 수 없이 민간요법도 써보고 심지어는 소변까지 마셔봤는데도 낫지를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야야, 니가 믿는 하나님인지 뭔지 그 양반은 이거 고칠 수 있나?' 하는 것이었다.
오 마이 갓! 하나님이 진짜 병으로 치셨다!!! 이런 판국에 어떻게 하나님이 못 고친다고 얘기할 수 있겠는가? 능히 고칠 수 있으니 당장 서울로 올라오라고 했다. 다음날, 아버지가 홀애비가 될까 싶어 초조한 얼굴로 어머니를 둥둥 안고 올라오셨다. 급히 교회 인맥을 동원해서 '신유의 은사'를 받은 목사님과 권사님을 모시고 누님도 출동시켜 집에서 하루 3번 예배를 드리면서 안수기도를 하고 병마를 쫓아내는 축사도 했다.
3일째 되는 날, 안수하며 축사를 하는데 드디어 병마가 쫓겨나가고 어머니 머리가 맑아졌다. 그러자 어머니가 그 동안 잠을 못 자서 얼마나 고생했는지 곯아 떨어져 이틀간을 스트레이트로 주무셨다!!! 아버지도 현장에서 기적을 목격했으니 믿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틀 후에 다같이 대구에 내려가서 신주단지와 집안의 부적들을 다 없애고 다시 올라와 한얼산기도원에서 2주 동안 은혜를 푹 받게 한 다음 내려보냈다.
60대 초반에 예수님을 영접한 부모님은 뒤늦게 배운 도둑질에 날 새는 줄 모른다고, 그때부터 새벽예배 한 번 빠지지 않고 틈만 나면 성경을 읽으셨다. 아버지가 모셨던 문중제사가 문제였는데, 처음 3년간은 제사상을 차려놓고 친척과 동생들더러 제사드리게 하고 아버지는 절을 안하셨다. 3년이 지나자 '나는 예수 믿으니 제사는 너희들이 모셔라'면서 동생들에게 넘겼다. 지금은 이들의 구원을 위해 기도하고 있는데 부모님에 비해서 간절함이 덜한 것은 어쩔 수 없다.
아버지는 2005년 80세를 일기로 돌아가셨는데, 임종 전 아버지가 다니던 교회 담임목사님이 심방오셔서 기도할 때 목사님이 환상을 보셨단다. 천국문이 환하게 열리며 빛이 쏟아지는데 아버지가 성경책을 옆구리에 끼고 그 문을 향하여 걸어들어가시더란다. 그런데 아버지 신발이 검정고무신이었는데 왜 하필 흰 고무신이 아니고 검정색이었는지는 모르시겠단다. 이렇게 아버지는 천국 가셨다.
어머니는 아직도 살아계시는데 나이가 연로해서 이제는 성경을 읽을 수가 없다. 그래서 USB에 '찬송가 한장 + 개역개정 성경 한장 + 쉬운성경 한장'을 한 셋트로 성경전체가 재생되게끔 편집해서, 이걸 휴대용스피커에 꽂아 편리하게 들으실 수 있도록 만들어드렸다. 노인네가 소일거리가 없으니 늘 이걸로 말씀을 듣고 찬양을 흥얼거리며 무시로 기도하는 모습이 너무 감사하다.
하나님은 나의 간구를 들으사 도저히 예수님을 믿을 수 없었던 부모님을 성경에 약속하신대로 구원시켜 주셨다. 거듭 말하지만 자식된 입장에서 부모님 구원만큼 급박하고 절실한 게 없었다. 그게 지상최대의 효도라고 생각한다. 부모님이 예수 믿으시자 내 평생 할 일 다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님은 이렇게 신실하신 분이다. 모든 감사와 영광을 하나님께 돌리며...
나중에 영광돌릴래요